
두 약물의 핵심 성분과 DHT의 관계
탈모 치료를 고민하는 분들이 가장 먼저 마주하는 두 가지 선택지, 바로 프로페시아와 아보다트입니다. 이 두 약물의 차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탈모의 주범인 DHT(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와 이를 생성하는 효소의 작용 원리를 알아야 합니다. 두 약물은 이름도 다르지만, 핵심 성분과 방어 범위에서 결정적인 차이를 보입니다.
피나스테리드 vs 두타스테리드: 성분의 정체
우리가 흔히 제품명으로 부르는 두 약물은 사실 각기 다른 성분을 기반으로 합니다. 이 성분들은 공통적으로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탈모 유발 물질인 DHT로 변환되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 프로페시아(Propecia): 피나스테리드(Finasteride) 성분을 사용합니다. 세계 최초로 경구용 탈모 치료제로 승인받은 성분으로, 오랜 기간 데이터가 축적되어 안전성이 입증되었습니다.
- 아보다트(Avodart): 두타스테리드(Dutasteride) 성분을 사용합니다. 본래 전립선 비대증 치료제로 개발되었으나, 강력한 발모 효과가 입증되어 탈모 치료제로도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제1형과 제2형 5-알파 환원효소의 차단 범위
이 두 성분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방어 범위’에 있습니다. 테스토스테론을 DHT로 바꾸는 효소인 ‘5-알파 환원효소’는 우리 몸에 제1형과 제2형 두 가지 형태로 존재합니다.
- 제1형 효소: 주로 피지선과 피부 전반에 분포합니다.
- 제2형 효소: 주로 모낭(특히 정수리와 앞머리)과 전립선 조직에 집중적으로 분포합니다.
프로페시아와 아보다트는 이 효소들을 차단하는 능력에서 다음과 같은 차이를 보입니다.
| 구분 | 프로페시아 (피나스테리드) | 아보다트 (두타스테리드) |
|---|---|---|
| 주요 작용 | 제2형 효소만 선택적으로 차단 | 제1형과 제2형 효소를 모두 차단 |
| DHT 억제율 | 혈중 DHT 농도 약 70% 감소 | 혈중 DHT 농도 약 90% 이상 감소 |
| 반감기 | 약 6~8시간 (짧음) | 약 3~5주 (매우 김) |
반감기와 혈중 농도 유지의 차이
위 표에서 볼 수 있듯, 아보다트(두타스테리드)는 제1형과 제2형 효소를 모두 차단하기 때문에 이론적으로 DHT 억제 효과가 더 강력합니다. 또한, 반감기(약물 농도가 절반으로 줄어드는 시간)가 피나스테리드보다 훨씬 길어 체내에 오래 머무르며 지속적인 효과를 냅니다.
하지만 ‘더 강력한 차단’이 무조건 모든 사람에게 좋은 것은 아닙니다. 체내 대사가 느리다는 것은 약물이 몸에서 빠져나가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의미이기도 하므로, 부작용 발생 시 회복 속도 또한 더딜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약물의 작용 원리를 안다는 것은 단순히 ‘센 약’을 고르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필요한 방어막’을 선택하는 과정입니다. M자 탈모가 심하거나 피지 분비가 많은 경우에는 제1형까지 차단하는 아보다트가 유리할 수 있지만, 부작용에 민감하다면 선택적 차단을 하는 프로페시아가 더 안전한 시작일 수 있습니다.

가장 큰 고민거리, M자 탈모에서의 승자는?
많은 탈모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바로 이마 라인이 뒤로 밀리는 M자 탈모입니다. 정수리 탈모는 초기에 잘 보이지 않지만, 헤어라인의 변화는 인상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두 약물 모두 안드로겐성 탈모에 효과가 있지만, M자 부위에서의 임상적 효능에는 미세한 차이가 존재합니다.
5알파 환원효소의 분포와 약물의 작용 범위
이 차이를 이해하려면 우리 두피에 존재하는 효소의 종류를 알아야 합니다. 탈모를 유발하는 DHT(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를 생성하는 효소인 ‘5알파 환원효소’는 제1형과 제2형으로 나뉩니다.
- 제1형 효소: 피지선과 피부 전반, 그리고 이마와 측두부(옆머리)에 많이 분포
- 제2형 효소: 모낭의 모유두 주위, 특히 정수리 부위에 집중 분포
아보다트가 M자 탈모에 유리한 이유
프로페시아(피나스테리드)는 주로 제2형 효소를 억제하는 데 특화되어 있어 정수리 탈모에 매우 강력한 효과를 보입니다. 반면, 아보다트(두타스테리드)는 제1형과 제2형 효소를 모두 억제합니다. 앞머리 쪽에 많이 분포하는 제1형 효소까지 차단하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나 다수의 임상 연구 결과로나 M자 탈모 진행을 막고 잔머리를 굵게 만드는 데 아보다트가 더 넓은 커버리지를 보여주는 경향이 있습니다.
모발 굵기와 밀도 변화 데이터 분석
단순히 머리카락이 덜 빠지는 것을 넘어, 가늘어진 모발(연모)이 얼마나 다시 굵어지고(성모), 단위 면적당 모발 수가 얼마나 증가하는지는 치료 만족도에 결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임상 연구로 본 두 약물의 퍼포먼스 비교
글로벌 임상 데이터들을 종합해 볼 때, 두 약물의 효과 차이를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는 통계적인 수치이며 개인의 체질에 따라 반응은 다를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합니다.
| 비교 항목 | 프로페시아 (피나스테리드 1mg) | 아보다트 (두타스테리드 0.5mg) |
|---|---|---|
| 혈중 DHT 억제율 | 약 70% 억제 | 약 90% 이상 억제 |
| 모발 수 증가 | 유의미한 증가 (특히 정수리) | 피나스테리드 대비 더 높은 증가율을 보이는 연구 다수 |
| 모발 굵기 개선 | 가늘어진 모발의 굵기 회복 | 모발 굵기 개선 효과가 상대적으로 더 빠르고 큼 |
| 반감기 (약효 지속) | 약 6~8시간 (짧음) | 약 3~5주 (매우 김) |
더 빠르고 강력한 효과를 원한다면?
연구에 따르면 아보다트는 복용 시작 후 12주~24주 차에 측정된 총 모발 수와 모발 굵기에서 프로페시아보다 다소 앞선 수치를 기록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는 DHT 억제율이 더 높기 때문에 나타나는 결과로 해석됩니다. 따라서 이미 탈모가 상당히 진행되었거나, 모발이 전체적으로 너무 얇아져서 두피가 훤히 비치는 경우에는 아보다트가 더 드라마틱한 변화를 줄 가능성이 높습니다.
모든 사람에게 아보다트가 정답은 아닙니다. 효과가 강력하다는 것은 그만큼 체내 호르몬 대사에 더 많은 영향을 준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처음 탈모약을 시작하는 분이라면 안전성이 장기간 입증된 프로페시아(피나스테리드)로 시작하여 경과를 지켜보는 것이 일반적인 권장 사항입니다. 6개월~1년 이상 복용했음에도 M자 라인이 계속 밀리거나 효과가 미미할 때, 의사와 상담 후 아보다트로 변경하는 ‘단계적 접근’이 가장 현명합니다.
현명한 선택을 위한 전략
결국 약물 선택은 ‘나의 탈모 패턴’과 ‘기대하는 효과의 수준’을 고려해야 합니다. 무조건 센 약을 찾는 것이 아니라, 내 몸에 무리가 가지 않으면서 효과를 볼 수 있는 접점을 찾아야 합니다.
- 정수리 위주의 초기 탈모: 프로페시아로도 충분히 훌륭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 이마 라인이 깊게 파인 M자 탈모: 아보다트가 방어 및 개선에 조금 더 유리할 수 있습니다.
- 복용 편의성: 매일 같은 시간에 챙겨 먹기 힘들다면, 반감기가 긴 아보다트가 불규칙한 복용 시에도 혈중 농도 유지에 유리할 수 있습니다.

부작용에 대한 오해와 진실: 막연한 공포를 이겨내는 법
탈모 치료를 시작하기 전, 많은 남성들이 약 복용을 망설이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부작용에 대한 두려움입니다. 특히 남성성(성기능)과 관련된 이슈는 치료를 미루게 만드는 주원인이 됩니다. 하지만 인터넷상의 과장된 후기보다는 의학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판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장 큰 우려, 성기능 관련 이슈 팩트 체크
프로페시아(피나스테리드)와 아보다트(두타스테리드) 모두 남성 호르몬 대사를 억제하는 기전을 가지고 있어, 이론적으로 성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임상 데이터는 우리가 걱정하는 수준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주요 성기능 부작용 증상과 발생 빈도
- 발기 부전: 약 1~2% 내외의 발생률 보고
- 성욕 감퇴: 약 1% 대의 발생률
- 사정량 감소: 드물게 발생하며, 약물 적응기에 일시적인 경우가 많음
많은 전문가들은 이러한 증상의 상당수가 ‘노시보 효과(Nocebo Effect)’에 기인한다고 설명합니다. 즉, 약이 성기능을 떨어뜨릴 것이라는 심리적 불안감이 실제 신체 반응으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대부분의 성기능 부작용은 약물 복용을 중단하면 수일에서 수주 내에 완전히 회복됩니다. 영구적인 손상을 남기는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아보다트 vs 프로페시아: 부작용 지속성과 안전성 비교
두 약물은 체내에서 대사되는 속도와 반감기가 다르기 때문에, 부작용이 발생했을 때의 대처와 체감 정도가 다를 수 있습니다.
| 구분 | 프로페시아 (피나스테리드) | 아보다트 (두타스테리드) |
|---|---|---|
| 체내 반감기 | 약 6~8시간 (짧음) | 약 4~5주 (매우 김) |
| 부작용 소실 시점 | 복용 중단 후 비교적 빠르게 사라짐 | 복용 중단 후에도 약 성분이 오래 남아 증상이 지속될 수 있음 |
| 권장 대상 | 부작용이 걱정되어 빠른 중단이 필요한 입문자 | 확실한 효과를 원하며 부작용 리스크를 감수할 수 있는 경우 |
약 복용 시 반드시 체크해야 할 건강 지표
성기능 외에도 장기 복용 시 내 몸의 안전을 위해 확인해야 할 사항들이 있습니다. 건강검진 시 의사에게 반드시 탈모약 복용 사실을 알려야 합니다.
PSA(전립선 특이항원) 수치 변화
탈모약은 전립선 비대증 치료제로도 쓰이는 만큼, 전립선의 크기를 줄이고 PSA 수치를 인위적으로 낮추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는 전립선암 선별 검사 시 암을 발견하지 못하게 하는 혼란을 줄 수 있습니다.
탈모약을 6개월 이상 복용했다면, 검사 결과 나온 PSA 수치에 곱하기 2를 해야 실제 내 전립선 건강 수치와 유사합니다. 검진 전 의료진에게 복용 사실을 꼭 고지하세요.
간 기능과 피로감
두 약물 모두 간에서 대사되는 약물입니다. 평소 간 수치가 높거나 간 질환이 있는 경우, 약 복용 후 피로감이 심해질 수 있습니다. 드물게 간 효소 수치가 상승할 수 있으므로 주기적인 혈액 검사가 권장됩니다.
가임기 여성과 어린이에 대한 절대 금기
탈모약 복용자가 가장 주의해야 할 안전 수칙은 본인이 아닌 가족을 보호하는 것입니다. 이 약물은 남성 태아의 생식기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최기형성(Teratogenicity) 위험이 있습니다.
- 가임기 여성: 알약을 만지는 것만으로도 피부를 통해 성분이 흡수될 수 있으므로 절대 접촉 금지 (특히 깨진 알약 주의)
- 헌혈 금지: 복용 중이거나 중단 직후 헌혈한 피가 임산부에게 수혈될 위험이 있으므로, 프로페시아는 1개월, 아보다트는 6개월간 헌혈이 금지됩니다.

탈모 진행 상황과 라이프스타일에 따른 최적의 약물 선택
앞서 살펴본 두 약물의 차이점을 바탕으로, 이제 나에게 가장 적합한 선택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파악해 볼 시간입니다. 탈모 치료제는 한번 복용을 시작하면 장기간 유지해야 하므로, 본인의 탈모 패턴뿐만 아니라 향후의 가족 계획, 생활 습관까지 고려해야 합니다. 아래의 가이드는 일반적인 의학적 통계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므로, 최종 결정 전 전문의와의 상담 자료로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1. 탈모 진행 패턴에 따른 접근법
탈모가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 그리고 얼마나 빠르게 진행되는지에 따라 권장되는 1차 치료제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초기~중기 정수리 탈모 (O자형)
대부분의 남성형 탈모 초기 단계, 특히 정수리 부위의 모발이 가늘어지는 증상이 두드러진다면 프로페시아(피나스테리드)가 1차 치료제로 가장 널리 권장됩니다. 수십 년간 축적된 임상 데이터가 그 안전성과 효과를 입증하고 있으며, FDA 승인을 받은 유일한 경구용 탈모 치료제라는 점에서 심리적 안정감을 줍니다.
M자 탈모 및 전반적인 확산형 탈모
이마 라인이 뒤로 밀리는 M자 탈모가 심하거나, 정수리와 앞머리가 동시에 빠지는 복합적인 양상을 보인다면 아보다트(두타스테리드)를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아보다트는 5-알파 환원효소의 제1형과 제2형을 모두 억제하기 때문에, 혈중 DHT 농도를 더 강력하게 낮추어 M자 부위 방어에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습니다.
2. 임신 계획 및 라이프스타일 고려사항
약물 선택 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요소 중 하나는 바로 체내 잔존 기간과 가족 계획입니다.
- 단기 임신 계획이 있는 경우: 피나스테리드 계열을 추천합니다. 약물 중단 후 약 1개월이면 헌혈이 가능할 정도로 체내에서 빠르게 배출됩니다.
- 당분간 자녀 계획이 없는 경우: 두타스테리드도 무방하지만, 만약 계획이 변경될 경우 약물 중단 후 최소 6개월 이상의 휴약기(헌혈 금지 기간)가 필요함을 반드시 인지해야 합니다.
탈모약의 효과는 최소 3개월에서 6개월 이상 복용해야 나타납니다. 약을 선택했다면 초기에 효과가 바로 보이지 않더라도 꾸준히 복용하는 ‘지속성’이 치료 성공의 열쇠입니다.
3. 유형별 추천 약물 요약 가이드
복잡한 정보를 한눈에 비교하여 본인의 상황에 대입해 보세요. 아래 표는 일반적인 지침이며 개인차는 존재할 수 있습니다.
| 고려 항목 | 추천 약물 계열 | 주요 이유 |
|---|---|---|
| 초기 정수리 탈모 | 피나스테리드 (프로페시아) | 입증된 안전성, 충분한 효과 |
| 심한 M자 탈모 | 두타스테리드 (아보다트) | 더 강력한 DHT 억제력 (1형+2형 차단) |
| 부작용 민감도 높음 | 피나스테리드 (프로페시아) | 체내 배출이 빨라 부작용 조절 용이 |
| 비용 절감 중요 | 카피약 (제네릭) 활용 | 두 성분 모두 저렴한 제네릭 제품 다수 존재 |
4. 병원 방문 전 체크리스트
최종 처방을 받기 위해 병원을 방문할 때, 의사에게 다음 내용을 명확히 전달하면 더 정확한 처방을 받을 수 있습니다.
- 친가 혹은 외가에 탈모인이 있는지 (유전력 확인)
- 최근 6개월 내에 급격한 체중 변화나 스트레스가 있었는지
- 향후 1년 이내에 자녀 계획(임신 준비)이 있는지
- 과거 다른 약물 복용 시 겪었던 부작용 경험이 있는지
탈모 치료는 ‘빨리 시작할수록 지킬 수 있는 모발이 많아진다’는 것이 불변의 진리입니다. 어떤 약이든 전문의와 상담 후 자신 있게 선택하고, 꾸준히 관리한다면 분명 긍정적인 변화를 경험하실 수 있습니다.


